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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님이 푸신 늑대인간 티미 보고 쓰기 시작했는데 어쩐지 못써서 슬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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쫑긋, 들려오는 소리에 반응해 귀가 움직였다. 잠에서 깨어나 슬쩍 눈을 뜨면 여전히 빈 방이 보였다. 시간이 지나 햇볕이 드리운 방에 그의 냄새가 옅어져 있었다. 들었던 고개를 내려 앞 발아 괴면 깔고 누웠던 그의 옷더미에서 그의 냄새 났다. 그도 그럴게 이것은 팀이 그의 세탁물에서 꺼내온 것들 이었으니까. 그가 돌아온다면 한바탕 잔소릴 할게 뻔했으나 팀에게 지금만큼 중요한 건 없었다. 그의 냄새가 진득히 묻어있는 옷가지에 코를 묻으면 신기하게도 안정감이 찾아왔다. 그 와중에도 귀는 쫑긋쫑긋 외부의 소리를 모아주었고 덕분에 누군가가 집으로 오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팀은 자리에서 일어나 방 문 앞으로 걸어갔다. 문 손잡이는 그의 키보다 높은 곳에 있었으나 서면 금방 닿을 곳이었기에 뒷발로 버티어 서서 입으로 문고리를 내리면, 어머나 신기해라 문이 손쉽게 열렸다. 문고리의 쇠맛은 영 익숙해지지 않지만 여는 것만큼은 익숙했다. 타닥타닥 걸어 현관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렸다. 팀은 제법 소리를 구분하는데 자신이 있었고, 그가 짐작하는 바가 맞다면 이곳을 오는 누군가는 분명 '그'일 것이다. 설레는 마음이 가라앉지 않고 목이빠져라 기다리면 잠금장치가 여럿 풀리는 소리가 들리며 문을 열고 기대하던 사람의 얼굴이 들어왔다.
제이슨! 이름을 부르며 달려들면 그가 실리는 무게에 살짝 몸이 기울였다. 자, 잠깐 잠깐! 문 좀 닫-… 아쉽게도 제이슨의 목소리는 이어지지 못했는데. 그대로 스러진 제이슨의 위로 올아탄 팀이 그의 입주변을 핥기 바빴기 때문이었다. 입술부터해서 턱이가 코주변까지 핥아대는 통해 침범벅이 된 제이슨은 이대로 두어선 안된다고 생각했는지 손바닥으로 팀의 입을 밀어냈으나 그는 오히려 제이슨의 손까지 핥아와 기겁하며 손을 떨어트려야했다. 그러면 이제 팀은 멀어진 손바닥에서 제이슨의 얼굴로 다시 흥미가 향했고 전과같이 제이슨의 입술을 낼름 핥아왔다. 그래, 어디 네 마음대로 하세요. 반쯤 체념하여 맡기면 집요하게 입술을 핥던 그가 살짝 아랫입술을 물어왔고, 잠깐 열린 틈사이로 그의 혀가 비집고 들어왔다.
놀라 팀의 등을 찰싹할짝 때려보았으나 요지부동으로 제이슨의 안은 탐닉해왔고, 핥는 것만큼이나 기술이 좋은 그의 탓에 휘말려 한참을 하고나면 그제야 떨어져 나갔다. 겨운 숨을 내 쉬며 이제 만족하냐고 말을 던지면 그가 해사히 웃으며 대답을 돌려줬다. 응. 나는 당신이 보고 싶었고 이렇게 보게 되어 너무너무 좋았는 당신은 안그래? 반문하는 모양새에 제이슨이 한숨을 내쉬었다. 나갔다고 못보았다고 한들 겨우 반나절이잖아. 평소에는 그렇게 애틋하게 굴지도 않으면서. 제이슨이 팀의 평소를 들먹이면 그가 시무룩한 표정을 드러내었다. 윽. 예쁘장한 얼굴에 처연한 표정을 건 팀에 제이슨이 침음을 내었다. 필시 저 표정은 제이슨이 팀의 그러한 표정에 약하다는 걸 알고서 일부러 짓는 것일테고, 매번 저 표정에 넘어가지 말아야지하고 다짐하는 제이슨이었으나. 여전히, 여전히 제이슨은 이러한 표정을 짓는 팀에게는 물렀다.
“나도 보고 싶었어, 계속 네 생각만 했었다니까.”
나 없다고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진 않을지, 또 전처럼 집이 떠나가라 하울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제이슨은 애써 뒷말을 삼켰다. 제이슨의 말에 기뻐서 부비적거리고 있는 팀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고 싶진 않았으니까. 저를 엎드러뜨린채 일어날 생각도하지 않는 팀을 두드려 안으로 들어갈 것을 재촉했다. 제이슨이야 아무래도 좋지만 여러모로 얼굴이 알려진 팀이 나신으로 밖에 있는 것을 보여 좋을 것이 없었으니까. 기분이 좋은 탓인지 제이슨의 권유를 거절하지 않고 안으로 타박타박 걸어들어갔고, 제이슨은 주변을 흘깃 둘러본 후에야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주변엔 아무도 없었던것 같지만, 문을 열자마자 튀어나오는 건 참아주었으면 한다.
제이슨이 제 세이프하우스로 들어서서 문을 닫으면 그제야 집안 꼴이 눈에 들어왔다. 현관과 이어진 거실은 어지럽혀진 것 하나 없이 깨끗했다, 이건-… 깔끔하게 사용했다기보다는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에 가깝다는 것을 눈치 챈 제이슨이 제 생활공간이자 팀의 켄넬이 있을 방으로 성큼성큼 향했고 방안의 모습을 본 제이슨이 낮게 으르렁 거리며 팀을 불렀다. 티모시 드레이크-. 일부러 길게 끈듯한 어조는 그가 적잖히 화가 났다는 것을 의미했고 팀도 이를 모르고 있진 않은지 제이슨의 부름에도 고개하나 까닥하지 않고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
“어디서 안들리는 척이야, 오히려 지금 모습이면 더 잘 들리는거 알거든?!”
팀의 그런 모습에 제이슨이 기가 차 쏘아붙이면 그제야 슬그머니 고개돌린 팀이 제이슨을 바라보다 눈을 감았다. 누가봐도 강아지의 그것이라 제이슨이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어쩌다 이리 되었는지, 아니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는 알고 있다. 언제까지 이렇게 버티어야하는지가 알고 싶었다.
팀이 흔히 말하는 웨어울프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로, 그 사실을 제가 가장 늦게 알았을 때에는 솔직히 배신감도 들었었다. 배트-패밀리는 모두 알고 있던 일을 제이슨 토드만 모른다는 것이, 일면으로는 제가 팀의 가족 카테고리에 들어있지 않는게 아닐까하고 의심도 들었었고. 그러나 팀에겐 별다른 의도는 없었는지, 제이슨이 한참 고민을 하다 그것을 입에 담았을 때 "내가 이야기 안했어?"라는 가볍기 그지 없는 대답이 돌아와 얼마나 허탈했던가. 드레이크면서 늑대인간이라니 아이러니 하지 않냐면서 모계유전이라는 것까지 들을 수 있었다.
사실 팀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짐승의 면을 썩 좋아하지 않았는데, 감정과 욕망에 솔직한 짐승으로써의 본능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 탓이었다. 그의 그림자가 강해지는 보름이 아니면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정도로. 그럼에도 제이슨이 원한다면 그 모습을 드러내곤 했다. 그만큼 제이슨이 팀에게 중요한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하면, 몰랐었다는 서운함이 사르르 녹았다. 게다가 팀과 반대로 제이슨은 팀의 그 모습을 상당히 좋아했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인간의 모습과는 달리 제이슨을 보면 붕붕 흔드는 꼬리가 팀이 얼마나 저를 좋아하는지 알 수 있었으니까.
다만 이 것은 팀이 제 일면을 완벽히 제어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 성립한다. 지금과 같이 수시로 인간이 되었다 늑대가 되었다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팀이 이렇게 된것은 일주일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했다. 패트롤을 돌던 도중, 수인을 잡기 위해 자기통제를 앗아가는 약물에 레드로빈이 노출 된 것이었다. 우연이었고 운좋게 같이 있던 레드후드가 상황을 정리했으나 귀가도중 늑대의 모습으로 변해버린 탓에 황급히 인근의 세이프하우스로 인도했다. 불편한듯 코스튬을 털어 벗어낸 팀이 제이슨을 보고 눈을 빛냈다. 완전히 짐승된 모습이었다.
제이슨은 무언가 잘못됨을 직감해 바로 나이트윙에게 연락을 했고, 팀이 제이슨을 물고 떨어지지 않으려 해 바지를 찢어먹은 제이슨이 함께 케이브로 돌아가야 했다. 제이슨이 보호자가 되어 피도 뽑고 이런저런 검사를 한 끝에 팀이 한순간 들어마신 가스의 탓으로 판명이 났고 약효가 떨어지면 아마 돌아올거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들었다. 그것만으로 끝났으면 좋았을 것을, 팀의 상황도 알았겠다 팀을 두고 세이프하우스로 돌아가던 제이슨은 집 앞에 섰다가 다시 웨인저로 돌아가야했다. 딕의 전화가 오길래 무시하다 몇번이고 연이어 오는 탓이 받았더니 늑대의 하울링 소리가 수화기 넘어로 넘어왔다. 제이? 아무래도, 네가 팀을 데려가야 할 것 같은데.
들어보면 제이슨이 웨인저를 떠난 후 부터 계속 하울링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쉬지도 않고 누군가를 부르는 소리에 딕은 물론 알피나 브루스 마저 그를 달래려 했으나 그치지 않았다고. 사정을 설명하는 와중에도 하울링 소리를 그치지 않았고, 제이슨은 혀를 차며 다시 웨인저로 돌아가야만 했다. 제이슨이 케이브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하울링을 멈추고 제이슨에게 달려들어 핥는 통에 제이슨은 침범벅이 되어야했다.
평소의 팀이라면 제이슨이 돌아가더라도 이렇게 하울링하지는 않을 것인데, 아무래도 강제로 늑대가 된 것에 반작용으로 본능이 매우 강해진 것으로 추측된다는게 딕의 의견이었다. 어쩔 수 없이 제이슨은 팀을 다시 세이프 하우스로 인도해야했고, 팀이 제 모습을 찾을 때까지 함께해야했다. 첫날과 그 이튿날까지는 아예 집 안을 떠날 수 없었고 삼일째부터 팀이 인간의 모습이 되었다 늑대로 돌아가더니 일주일쯤 되니 어느정도 나설수 있게 되었다. 영악하게 머리쓰는 것을 보면 이제 거의 약효가 빠져가는 것 같긴한데, 제 욕구에 너무 솔직하다는게 문제였다. 아까도 제이슨이 말리지 않았다면 그 자리에서 끝가지 갔을지도 모르지. 팀이 공인이라는 것도 문제였지만, 외설죄로 잡혀가는 것만큼은 사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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