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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

[팀슨]회장님 팀과 비서슨

쿠오니 2017. 4. 28. 00:05

*솟느님이 리퀘하신 내용입니다.

 

 

"너… 진짜, 내가 다른 말은 안할게. 미쳤냐?"

 

 팀의 스케쥴표를 읽어본 제이슨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연거푸 마른 세수를 한 후에야, 그럼에도 말을 더듬으며 뱉은 말이 그것이었다. 팀은 셔츠 단추를 채우고 넥타이 매무새를 고치며 말했다.

 

"제이슨, 여기선 괜찮은데. 회사에선 그런 말 쓰지 말길 바라."

 

"네에네에, 알아 모시겠습니다. 티모시 회장님."

 

자켓까지 걸쳐 단추를 잠그던 팀이 껄렁껄렁한 제이슨의 대답에 픽 웃으며, 스케쥴 표에서 시선을 떼지 않는 제이슨을 대신하여, 제이슨의 매모새를 고쳐 주었다. 여기, 타이 비틀어졌어. 아, 땡큐. 그제야, 제이슨이 스케쥴 표에서 시선을 떼며 자신의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나참, 이런건 원래 비서가 해줘야 할일 아니야? 비서의 매무새를 다듬어주는 회장님이라니-"

 

"애석하게도 회장님의 비서는 옷매무새를 다듬는 것 보단, 흐트러뜨릴 것 같아서 말이지요."

 

 하하 당신을 흐트러뜨리는 거라면 당신보다는 내가 훨씬더 잘 할것 같은데 말이죠. 팀이 낮은 웃음 소리를 내며 말했다. 설마, 하려는건 아니지, 회장님? 제이슨이 한발짝 뒤로 물러서며 경계했다.

 

"워, 반응봐. 나는 그런 농담도 못해?"

 

"회장님이 하시는 말씀은, 농담으로 받기가 힘들어서 말이죠."

 

 게다가, 회장님이 그런 저급한 농담을 하실 줄은 꿈에도 몰라서. 당신의 센스를 높게 평가하고 있었거든. 제이슨의 말에 팀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 뭐 반쯤은 농이 아니니까. 당신의 반응도 이해는 해.

 

"농이 아니면, 반은 진심이야? 할 기력은 있고?"

 

"보통은 거기에 패트롤까지 포함이지만, 오늘은 없으니까. 당신도 오늘밤 예정이 있다면 비워두는게 좋을거야."

 

 저 스케줄에 따르는 건 나 뿐만이 아니라, 비서인 당신도 함께가는 거니까. 진짜하려고? 제이슨이 난색을 띄며 물었다. 매무새를 정리 끝낸 팀이 훌쩍 뒤를 돌아 서서 제이슨을 바라보았다.

 

"당신은 싫어?"

 

"싫다기보다-"

 

"싫어도 어쩔수 없긴 하지만."

 

 뭐? 야! 팀! 팀의 이어진 사족에 제이슨이 소리쳤다. 팀은 제이슨의 외침을 익숙하게 넘기며 말했다. 이런거라도 있어야지 버티지. 해도해도 밀리는 업무에, 길어지는 회의, 빠지지 않는 패트롤에 잦은 야근까지. 이런걸 반복하다보면 지치기 마련이잖아? 그런 의미에서 당신은 내가 했던 일들에 대한 일종의 포상이지. 팀의 이어지는 말에 제이슨이 비뚜름히 서서 팔짱을 끼었다. 어디 할말이 있으면 해보라는 제이슨의 무언의 신호였다. 

 

 "제이슨은 가장 좋아하는 걸 제일 먼저 먹는 편이예요?"

 

 "그렇지? 안그럼 딴 놈들이 먹어버릴 테니까."

 

"나는 원래 가장 좋아하는 걸 나중에 먹는 타입이예요."

 

지금이야 데미안이 사사건건 방해하는 편이긴 하지만. 원래는 나중에 먹는 편이었어요. 싫어하는 것, 좋아하지 않는 것을 먹고 힘낸 나에 대한 포상. 그게 얼마나 맛있고 달콤한지 알아요? 팀이 제이슨에게 물었지만 제이슨은 대답이 없었다. 딱히 대답을 바라고 물은 건 아니라 팀은 천천히 말을 이었다.

 

"뭐어, 당신도 곧 알게 될 거예요. 이 모든 스케쥴이 끝난 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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