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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얀)웨인드셋

쿠오니 2017. 5. 15. 23:57

7,225/9,313


 고담의 전역은 대부분 회색 빛으로 우중충했으나 크라임 앨리의 어두움은 이보다 더했다. 길거리의 부랑자, 눈을 마주치는 것 만으로 시비를 걸것 같은 사람들. 번화했다기보다 스스한 이곳에 브루스가 발길을 돌린 것은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이제는 한 가문을 이끌 사람이 되어야 했었으나 브루스는 불과 몇 달 전만해도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행복하게 웃던 평범한 아이었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선명하게 떠오르는 그날의 기억. 음습한 냄새와 축축한 공기. 희미한 화약냄새. 나란히 누워있는 부모님이었던 두 구의 시체. 그리고 브루스를 향하는 총구. 브루스는 이제 더이상 그곳에 있지 않았으나 공포는 여전했다. 어린 아이가 무서워하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었으나, 브루스는 브루스 웨인이었다. 차후에 웨인 기업을 이끌어야할, 그래서 브루스는 일부러 공포와 마주했다. 집사인 알프레드는 브루스의 그러한 행동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브루스는 마주해야만 했다.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기 위해. 크라임 앨리도 그와 같은 이유에서였다. 

 어둠. 음습한 공기, 범죄. 그것들이 모여 있었다. 물론 브루스는 이것을 한번에 극복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한번만 이 골목길을 걸어보려 했을 뿐이었다. 뚜벅뚜벅 걷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이들을 브루스 또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이곳의 규칙은 간단했다. 얕보이면 죽는다. 어떻게 보면 자연의 섭리와도 같은 규칙을 떠올리며 브루스는 주눅들지 않는 척 한걸음 한걸음 내딛었다. 중간 즈음 갔을까. 브루스는 그만 부랑자 중 한명과 눈이 맞고 말았고, 순간적으로 숨을 들이켰다. 그리고 크라임앨리의 하이에나들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눈이 마주친 부랑자가 눈빛을 빛내며 입을 열려고 하였을 때였다.

"브루스!"

별안간 저를 부르는 소리에 뒤돌아보니 어느 여성이 저를 애정과 우려가 가득한 얼굴로 보고 있었다. 한참을 찾았잖니. 얼마나 걱정한 줄 알아? 마치 브루스가 자신의 일행인양 말을 거는 여성에 브루스는 일단 그녀의 연기에 맞춰주기로 했다. 미안. 브루스 짧은 사과에 여성이 브루스를 꼬옥 껴안으며 말했다. 그래도 다행이야 네가 무사해서. 니가 어떻게 됬으면, 난... 얼핏 울음섞인 목소리에 브루스는 적잔히 당황했다. 그러나 크라임 앨리의 부랑자는 두 사람의 신파극을 지켜볼 성미는 아니었는지, 곧 이들에게 시비를 털었다.

 "이봐!"

 척봐도 우악스럽게 여성의 어깨를 잡고 떨어트렸다. 마치 꿀이라도 떨어질듯 따스한 눈빛은 언제 그랬냐는 듯 차갑게 식은채로 부랑자를 보았다. 뭐야? 아주 불쾌하다는 기색을 숨기지 않으며 손을 쳐냈다. 브루스라면 아마 못했을 일을 여성이 해낸 것이다. 다소 어깨가 쳐져 있었으나 등은 꼿꼿하게 서서 당당한 여성이 몹시도 멋져보였다.

"내가 방금까지 기분이 아주 바닥이었거든? 괜한 시비 걸지말고 가라?"

 당연하다는 듯 부랑자에게 하대하며 가버리라는 손짓을 했다. 그것은 마치 늘어진 맹수같았다. 그것을 느낀 것은 비단 브루스만은 아닌지 여성과 눈이 마주친 부랑자가 금방 꼬리를 내렸고. 주변에 서서 분위기를 내던 이들도 여성의 눈짓에 슬금슬금 자리를 피했다. 이들이 모두 물러가자 여성이 다시금 브루스를 쳐다보며 물었다.

"괜찮니? 이 주변은 치안이 나빠서. 어린 아이 혼자서 올 곳은 아닌거 같구나. 보호자는 어디에 계시니?"

"당신은 누구죠?"

 모르는 사이었던 마냥 구는 여성을 향해 브루스가 물었다. 브루스의 동문서답에 여성은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는 양 굴었고 브루스는 아까 전의 여성의 행동을 상기시키며 물었다. 저를 브루스라고 부르셨잖아요. 어떻게 저를 알고 계신거죠?

"어떻게 너를 알고 있냐고? 너는 꽤 유명인이잖니 불운한 상속자, 브루스 웨인."

 브루스는 그 호칭이 기껍지 않은 듯 눈썹을 꿈틀거렸으나 그것에 대해 불쾌감을 들어내지 않고 요지를 집어냈다. 제가 물은게 그게 아니라는 건 알고 계실 텐데요. 아니면 제가 그리 어리숙해보이셨나요? 어린 나이임에도 웨인이라고 여성의 도발에도 침착히 대응 하는 것을 보며 여성이 입을 열었다.

"셋."

 뜬금 없는 단어에 브루스가 여성을 쳐다보았고 여성이 말을 이었다. 당신이 나를 부를 때 셋 또는 헤드셋이라고 불렀어. 헤드셋보다는 셋이라고 부르는 걸 더 좋나했고. 셋, 이라고 소개한 여성의 대답에 브루스의 예상대로 그녀가 저를 알고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애석한 것은 자신이 그녀를 모른다는 것이었으니까.

 "셋이라는 호칭은 내 이름과 코드명을 아우를 수 있었거든."

"당신의 이름이 무엇인데요?"

"하예 민."

 특이한 이름이네요. 한국계 미국인이거든. 이름은 한국식이라서 그래. 그렇군요, 그런데 그게 셋과는 무슨 상관인데요? 하예가 노을 (sunset)을 의미하거든. 그녀가 찡긋 윙크하며 말했고 브루스가 담담히 받았다. 아, 그래서. 영민한 그는 금방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내 질문을 던졌다. 왜 저는 그 호칭에 집착했을까요? Uh-huh. 사실 나도 잘 몰라.

"그런데, 아직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듣지 못한 것 같은데요."

 제가 자기소개를 요구하는 게 아니라는 거 쯤은 알고 계실거 같은데. 오, 물론. 단지 언제까지고 당신당신 거릴수는 없으니까 소개한 것 뿐이야. 좋아요, 미스 민이라고 부르면 되나요? 그렇게 부를 거면 차라리 헤드셋이라고 불러줘. 그게 더 익숙하기도 하고 이름 쪽은 아무래도 부르기 힘들테니까.

"좋아요, 미스 헤드셋. 브루스 웨인이예요."

 "헤드셋만으로 충분해."

"그럼 저도 브루스라고 불러주세요."

 안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어. 헤드셋이 키득키득 웃으며 대답했고 브루스가 말을 받았다. 그럼 헤드셋, 당신은 절 알고 있는데 저는 왜 당신을 모르는지 저를 위해 설명해주실수 있나요? 브루스의 질문에 헤드셋이 대답했다.

"간단해. 우리의 만남이 내겐 과거고 브루스 네겐 미래이기 때문이지."

"그 말은-"

"쉬이- 그이상은 말해선 안되."

브루스의 말을 막으며 헤드셋이 씩 웃으며 말했다. 저는 엄청난 사실을 말하고서 제 말을 막는 헤드셋이 얄미웠지만 싫은 기분은 아니었다. 브루스 도련님! 멀리서 알프레드의 목소리가 들리자 헤드셋이 브루스에게서 떨어지며 말했다.

"보호자가 온 모양이네, 난 그럼."

 다가오는 알프레드를 보며 슬쩍 빠지려는 헤드셋의 옷깃을 붙잡았다. 헤드셋이 당황하는 사이 알프레드가 다가왔고 브루스가 재빨리 말을 이었다. 당신이 이렇게 도와주지 않았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지 몰라요. 그럼 은인을 그냥 돌려보내는 것은 예의가 아니죠. 부디 저를 위해 제 저택에 머물러주시겠어요? 

"...그래 네가 그렇다면야."

 브루스는 그녀가 '저를 위해'라는 단어에 취약하다는것을 눈치채고 일부러 정중히 물었고, 헤드셋은 걸려들었다. 두번째 관문인 알프레드도 도련님의 은인을 돌려보내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며 기꺼이 그녀의 방문을 반겼다. 알프레드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차량에 탑승해서 웨인 저택을 들어섰다.

헤드셋이 브루스를 안다고 표현한 만큼, 웨인 저택에도 들른 적이 있는지 처음 입성한 사람치고 행동하는 폼새가 꼭 자연스러웠다. 알프레드가 헤드셋과 브루스를 응접실로 이끈다음 차를 타오겠다며 응접실을 비우자, 헤드셋이 얌전한 표정을 싹 바꾸며 물었다.

 "그래서 나를 구태여 집까지 초청한 이유가 듣고 싶은데, 브루스?"

"그저 당신에 대한 이야기가 더 듣고 싶어서였어요."

 오늘로 두번째 보는 그녀의 정색이 브루스는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대게의 인물들은 감정을 표정으로 드러내기 마련인데 그녀는 그 표정조차 제어하고 있으니 신기하고 또, 매력적이었다. 브루스는 그녀에 대한 호의를 감추지 않고 대답했다. 그러나 헤드셋은 시각적인 정보에 넘어가지 않았다.

"That's all? Is not over?"

"You right. It's not over."

 그리고 그런 헤드셋이 브루스는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그래서 브루스는 헤드셋이 저에게 그랬던 것 처럼 솔직하게 답했다. 그것이 이유긴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죠. 몇가지 다른 이야기도 듣고 싶었어요. 당신이 아는 나에 대해서. 브루스 그건-. 제가 몰라야하는 이야기겠죠. 당신이 말을 아꼈던 것 처럼. 나도 알아요. 하지만 헤드셋. 전부를 알려달라는 게 아니예요. 아주 작은 편린들이 궁금할 뿐이에요. 그것도 대답할 수 없나요?

"Well…I'm not sure about that. No body guessed this case."

"Sorry. But, can you say me only one?"

"What is it?"

"is he overcome the fear?"

 나는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가지로 노력했어요 불에 손을 넣어보기도 하고, 하지만 극복이 되질 않았어요. 부탁해요, 헤드셋. 당신이 아는 나는 두려움을 극복했나요? 브루스의 질문에 헤드셋은 선뜻대답하지 못했다. 대답할 수 없는 문제인건지 아니면 미래의 자신조차도 두렴움을 극복하지 못한건지. 숙여지는 고개를 들게한 것은 헤드셋의 대답이었다. 음, 굉장히 뜬금없긴 한데 말이지.

"why you think that should be overcome the fear?"

 애초에 두려움이란건 자연적인 반응이라고. 나 역시도 두려운 것이 있어. 물론 그게 생명에 직결된 문제가 아니긴 하지만 말이지. 하지만 이건 부끄러워 할일이 아니야.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두려운 것 쯤은 있단말이지. 이걸 구태여 극복할 필요가 있을까? 스스로를 궁지에 몰아 넣는다고 해서 달라질건 없어 브루스.

"You mean that say me run away?"

"Nope. Not have to overcome the fear"

 극복하는 것이, 이겨내는 것이 능사가 아니란다. 특히나 죽음같은 경우에는 더 그렇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면 어떻겠니? 스스로 불길에 쳐들어가는 모양새가 되겠지. 그렇지 않니? 그리고, 네가 극복하려고 하는게 대게는 그런류의 것들인 것 같은데. 내말이 틀려? 그러면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 거죠? 브루스의 질문에 헤드셋이 곤란한 기색을 띄었다. 그런것을 내게 물어도 말이야. 고민하는 헤드셋은 마음을 결정했는지 브루스를 마주했다.

"브루스, 내가 아는 네가 두려움을 극복했나고 물었었지. 대답은 아니야, 그는 아직도 반쯤 두려움에 잠겨있단다. 하지만 그게 내가 아는 너를 만들었고, 너는 정말로 멋졌어. 적어도 내 눈에는 말야."

"극복하지 못한 것이요?"

"뭔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두려움을 꼭 극복해야하는 건 아니야. 브루스, 네안의 두려움을 이용하는 사람이 되렴."

 내가 아는 너는 그런 사람이었어. 두려워하는 것을 경계해야하는게 아니야. 그 두려움에 지는 것이 문제지. 그는 언제나 두려움과 싸우고 있단다. 그래서 다분히 외골수적인 면도 있지만. 그게 또 나쁜 것은 아니지. 너와 함께 두려움과 싸워가는 이도 있고 말야.

"당신 같이요?"

브루스의 질문에 헤드셋이 쓰게 웃었다. I won't. and I can't it. 안타깝게도 내가 그 사람들은 아니란다. 같이 할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 그러면 그 사람들은 언제 만날수 있죠? Some day. 만나야할 그날에. 그리고 그중 몇명은 이미 만났고 말야. 이미 만났다고요?

"Yep. You have to look your around."

"Well, how to struggle against the fear?"

 오, 이런 브루스. 그건 네가 생각해야할 문제야. 내가 네게 떠먹여주길 바라는 거니? 헤드셋의 질문에 브루스는 입을 다물었다. 막막하여 묻긴했지만 그녀가 모든 것을 알려주길 바란 건 아니었다. 그녀가 알고있는 자신에 대하여 궁금하긴 했지만 브루스 웨인으로서 자존심도 있었다. 그녀에게 조언을 구하되 스스로 다시 생각해볼 문제였다. 그녀는 신뢰할 만했지만 의심해볼 여지도 충분했다. 브루스의 침묵이 만족스러운 건지 그녀는 미소띤 채 브루스에게 말을 건냈다. 그럼 찬찬히 생각해보련.

 똑똑. 타이밍 좋게 알프레드가 차와 다과를 가지고 왔다. 알프레드가 타온 취향에 딱 맞는 차를 마시며 브루스는 헤드셋을 흘겨보았다. 차 옆자석에 탑승할때부터 주욱 관찰해온 결과 헤드셋은 브루스의 저택과 알프레드의 에스코트가 상당히 익숙한 모양으로, 저를 알고 있다는 것이 거짓이 아님을 다시한번 확인했다. 그리고 저가 가끔씩 보이는 호의에 매우 약했으며 어색했다. 미래의 자신이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헤드셋은 미래의 저에게 호감이 있으며, 미래의 자신이 호의를 잘 내비치지 않았다는 소리였다. 그리고 자신을 통해 미래의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도. 브루스는 본디 영민한 아이였고 헤드셋이 풍기는 그것을 모를리가 없었다. 숨기려하는 기색도 아니었고. 아마 브루스가 지금껏 관찰하고 깨닫고 있는 것 또한 알고 있을지 몰랐다. 그러나 단 하나. 그녀가 모르는 것이 있었다. 미래의 브루스가 헤드셋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브루스는 그 본인이기에 추측할수 있었으나 헤드셋이 알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브루스가 보내는 그 호의를 어색하게 받을리가 없었다.

 브루스가 헤드셋을 향해 호의, 호감을 가지고 있는 만큼 그녀가 아는 브루스 또한 호의 호감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 분명했다. 이것은 브루스가 겪고 있는 상황의 특수성을 떠나 진실이었다. 브루스는 헤드셋이라는 사람에게 이끌리고 있었다. 어린 브루스가 아는 것을 미래의 자신이 모를리가 없지. 그러나 숨겨야할 이유가 있었을 것이고 그 이유는-. 아니 그 이유까지는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현재의 브루스가 헤드셋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었다.

"사례로 무엇을 드려야할지 쭈욱 생각해봤는데, 고담에서 기거하시는 동안 제 집에서 머무시는 건 어때요?"

"그건 곤란해."

 브루스의 제안에 헤드셋은 칼같이 끊어내었다. 어째서요? 저택이 탐탁지 않으세요? 그게 아니란걸 알고 있잖니 브루스. 이건 형편성에 맞지 않아. 너를 크라임앨리에서 구해준것 치고는 조금 과한 것 같구나. 브루스는 헤드셋의 말에 둘러 말하는 것보다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제 욕심이 조금 들어있죠. 헤드셋, 당신이 내 저택에 머물기를 원해요.

"하지만 아까 말했다싶이-"

"어째서요?"

 브루스가 다시한번 속내를 말함으로 인해서, 이것은 부탁이 되었고 헤드셋은 거절할 이유를 대어야했다. 그저 싫다는 이유를 댈 수 도 있겠으나, 브루스는 그 이유를 대지 않을 것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돌아가야할 곳이 있어."

 헤드셋의 대답이 거짓말은 아닐것이다, 그러나 진실도 아닐것이다. 적어도 일반적으로 '돌아가야 할 곳'은 아닐터였다. 그녀도 돌아간다는 것 자체를 껄끄러워했고. 그렇다면 일에 관련된 것이리라. 그녀의 몸놀림이나 언행을 보았을 때, 평범한 샐러리맨은 아니었다. 어딘가에는 존재한다는 '요원'에 가까울 것이었다. 다만,

"어떻게 돌아가실 건데요?"

"……"

 브루스의 질문에 헤드셋이 입을 다물었다. 무언가 말하려든듯 연거푸 입을 열었으나, 내뱉은 것은 한마디도 없었다. 그녀의 말대로라면 헤드셋은 미래 사람이고 어떤 이유에선지 과거로 거슬러 오게 되었다. 문제는 이것이 예상 밖의 범주라는 것. 미래의 요원들이 대처를 하든,헤드셋이 조치를 취하든 둘 다 간단한 일은 아니었고 하루 이틀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

"제안을 바꿀게요, 당신이 돌아갈 때까지 저택에 머무르는 것은 어떤가요. 당장에 오늘 돌아가게 된다면 오늘 돌아가도 상관없어요."

브루스의 정정된 제안에 헤드셋이 얄밉다는 듯 퉁명스레 대답을 했다. 하여간에 브루스 아니랄까봐. 좋아. 그렇다면 호의에 기댈게. 헤드셋의 승낙에 브루스가 알프레드를 보았고. 알프레드는 손님방을 한번 둘러봐야겠군요하고 다시 문밖으로 나섰다. 브루스의 제안을 그리 반대하지 않는 것 같았다.

 쉽게 넘어가는 알프레드를 보았다. 제 기를 살리려한 것은 아닐터이고, 알프레드가 보기에도 저가 헤드셋을 곁에 두는 것이 나을 것이라 생각했는 모양이었다. 브루스는 슬쩍 눈동자를 굴려 헤드셋을 곁눈질했다. 원하는대로 흘러가지 않아서 기분이 나쁜지 툴툴거렸지만 저와 함께있는 것 자체를 싫어하진 않는 것 같았다. 그거면 됬다. 처음은, 그걸로 충분했다.


 
배트맨은 헤드셋의 신호가 사라졌던 곳으로 소릴 죽여 숨어들어갔다. 임무상 웨인가를 나가있던 헤드셋의 위치를 어떻게 아느냐하면 당연하게도 위치추적기였다. 헤드셋은 싫어했고 매번 부숴놓았지만, 브루스는 그것을 선물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넘기는 것을 성공하고도 긴장을 놏지 않고 거듭 선물했다. 그리하여, 그녀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차마 버릴수도 없는 선물에 그것을 심어두는 것을 성공했다. 언제나 시야에 있는 헤드셋이었지만 가끔 몸담은 조직에서 임무가 내려지면 스르륵 사라지곤했다. 그러나 고담 안의 임무였거 설령 원정임무라 할지라도 결국은 그녀가 고담으로 돌아오니 문제 없었다. 그리고 심어둔 도구도 제대로 일하고 있었고. 그런데 눈치채지 못했을 그것의 신호가 사라진 것이다. 그것은 배트맨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성큼성큼 걷는 것치고는 조용하기 그지 없는 걸음걸이였다. 그리고 그녀가 사라진 지점으로 도달하는 순간 누군가 획 돌아서며 총을 겨누었고, 그것은 배트맨도 아는 인물이었다.

"배트맨? 이곳엔 왠 일이예요?"

 기척의 주인이 배트맨이라는 것을 알아챈 헤드셋이 총구를 내리며 물었다. 그만큼 그녀는 그를 신뢰하고 있었고 호의적이라는 의미였다. 다만 배트맨, 브루스 웨인은 그것으로는 부족했다. 호의를 가졌다고해서, 자신에게 호감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서 그의 곁을 떠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의 아들이라고 할수 있는 제이슨 토드가 그렇게 자신의 손을 떠났고, 토마스 웨인과 마사 웨인이 그러했다. 그리고 저를 사랑하노라고 말하는 헤드셋 조차도.

"배트맨? 뭔가 기분 나쁜일이라도 있었어요?"

 평소와 다른 배트맨의 풍모에 헤드셋이 걱정스레 물었다. 제 뺨을 향하는 손길을 배트맨은 내치지 않았다. 오히려 누구보다도 그 손길을 느끼며 오래전부터 계획하고 있던 일을 행동에 옮겨야겠다고 결심했다. 

"내가 말하지 않았나, 내 곁에서 사라지지 말라고."

I gave three chance. you lost last chance. One, When I'm child, you disapperd. one, you disappeared from the Gotham cause your mission. and one, it is last chance. you lost now.

"배트맨?"

 이어지는 배트맨의 말에 헤드셋이 서늘한 느낌을 받고서 한발짝 물러섰다. 그리고 그보다 더 큰 보폭으로 배트맨이 헤드셋에게 다가섰다. 처음부터 이래야했어. 네가 옭아매는 걸 좋아하지 않아 양보하고 있었는데, 그 기횔 걷어찬건 당신이야 헤드셋. 배트맨이 제 망토를 장아 당겨 제 입가를 가렸고, 쨍그랑하고 작은 병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헤드셋이 쓰러졌다. 그걸 부드러이 받아든 배트맨이 그녀를 들어 안았다. 아무리 정예요원이라도 그녀를 위해 특수제작한 약품에 당해낼리가 없었다. 괜히 그녀의 데이터를 긁어모은게 아니었다. 그녀가 내성을 가지지 않은 것들만 어렵게 구해 만들었다. 그녀가 다음에 눈을 뜰때는 브루스가 몇년을 걸쳐 만든 그녀를 위한 모형정원 안일 터였다.

 The fear is not always bad. fear makes ways against afraid of that I lost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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