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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하시는 곡님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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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구름 한점 없이 맑았고, 도시는 활기찼다. 코끝을 스치는 바람곁에 옅은 화약냄새가 살짝 풍겼으나. 옌에게는 여전히 활기찬 도시였다. 과거 옌이 들렀을 때보다도 안전하고, 포근해졌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빌런이 활개치며 폭탄이 터지는 위험한 도시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어수선한 도시기에 옌이 가게를 차리기에 알맞은 도시기도 했다. 게다가 빌런때문에 부서진 건물은 웨인 기업에서 복구해주기도 한다니 정말 장사하기 알맞은 도시지 않은가? 물론 옌의 가게가 부서질 염려는 없지만서도.
촤락, 하고 부패를 펼친 옌이 눈동자를 굴려 가게를 보았다. 활짝 열린 가게 문에는 문발이 길게 늘어져 가게 안을 가늠할 수 없었으나, 치렁치렁하게 늘어진 문발 사이로 하얀 연기가 흘러나와 신비감을 더하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동양풍인 옌의 가게는 고담사람들에게는 낯서려나? 뭐 어때. 옌의 취향대로 꾸며진 가게는 아마 고담사람들에게 생소함과 함께 신뢰감을 더해줄 것이었다. 코끝에 진하게 밀고 들어오는 화약 냄새를 손에 쥔 부채로 살살 부쳐 냄새를 떨쳐내자 멀찍이서 콰앙하고 폭파소리가 들렸다.
"고담은 예나 지금이나 활기차서 좋다니까."
폭발소리와 시민들의 비명들을, 활기찬 것으로 일축한 옌이 빙글 웃으며 가게로 들어갔다. 홍보도, 간판도 필요 없었다. 옌의 가게는 자신을 필요로하는 사람을 스스로 불러올 줄 아는 가게였으니까. 무엇이라 특정할 수 없는 이름 없는 가게이며 무어라 이름할 수 있는 가게였다, 굳이 따지자면 만물상에 가까우려나, 차나 다과도 함께 팔 예정이나 주로 오는 사람은 무엇을 사러 오는 손님일 터. 물건이든, 인생이든, 미래든.
어수선하면서도 번화한 도시에는 이런 저런 것을 바라고 원하는 사람이 발에 치이을 정도로 있을 것이 분명했고, 그 사람들은 적당한 때에 스스로 가게에 발을 딛일 것이 분명했다. 게다가 찾는 사람이 고담 시민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수 백년, 수 천년을 살아온 옌이 터득하고 깨달은 것은 많은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가게는 그것이 이뤄낸 것이며, 또한 이뤄낼 것이었다.
"어라, 찻잎이 섰네. 좋은 일이 있으려나."
찻잔에 든 작은 호조(好兆)를 보고 옌이 살짝, 미소지었고, 차락 하고 문발이 거두어지는 소리와 함께 풍령이 울렸다. 딸랑. 고게를 돌리니 낯선 인테리어를 날을 세우며 살피는 청년이 있었다. 옆구리에 낀 붉은 헬멧과, 상처, 그리고 옅은 화약냄새를 모르쇠로 일관하며 찾아온 작은 손님에게 인사를 건냈다.
"어서오세요, 좋은 오후죠?"
옌이 건네는 인사에, 청년의 얼굴은 황당함이 물들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옌은 제 페이스대로 말을 이었다. 고담은 참 활기차서 좋다니까요. 생동감이 넘친달까. 참, 제 소개가 늦었네요.
"제 이름은 하 옌, 제 가게에 오신것을 환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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