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포함 10,880공미포 8,266더보기 밤하늘이 드물게도 맑은 밤이었다. 둥그스레한 달이 도시를 비추었고 발아래 건물들이 작은 틈으로 형형색색의 빛을 내어 야경을 만들었다. 건물 아래로 길게 난 길에는 가로등이 규칙적으로 놓여 빛을 내며 자신의 아래로 지나는 사람들을 비추고 있었다. 주변엔 큰소리가 나는 곳이 없었으며 그 흔한 비명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리고 하늘을 보면 당연하게도 어떠한 시그널도 떠오르지 않았다. 하기사 그 신호는 고담에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떤 인물을 불러내는 신호이니. 뜨지 않는 것이 자연스럽긴했다. 이렇듯 고요한 밤이면 제이슨은 저택에서 떠날 때, 깜박해버린 제 담배를 떠올리곤 했다. 꽤 애연가였던 제이슨은 늘 품에 라이터 하나와 담배 한갑을 챙겨 다니곤했고, 한동안 웨인 ..
공백 포함 13,737 /공백 미포함 10,437 더보기 빌어먹을. 제이슨이 작게 욕지기를 뱉었다. 이런 곳에 누가 브루스 웨인이 차를 댈거라고 생각해? 제이슨이 손 댄 이 차가 브루스 웨인의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았더라면 제이슨은 이것에 눈길도 주지 않았을 것이다. 당장의 먹고 사는 일에 급급한 제이슨이라도 고담 전체를 적으로 돌리고 싶진 않았으니까! 는 고담의 모든 이에게 사랑받는, 고담의 아들로 그 악명높다던 빌런조차도 브루스 웨인에게는 손을 대지 않았다. 그들이 점거한 곳에 브루스 웨인이 있다면 그만 따로 풀어줄 정도로. 브루스 그 본인은 그 사실을 부끄러워했으나 제이슨은 그들을 이해했다. 생명에 경중은 없다지만 브루스 웨인의 목숨은 머무나도 무거웠다. 제이슨은 그런 그를 썩 좋아하지 않았는데...
공백포함 12,821 공백 미포함 9,865 더보기 고담의 대 부호 브루스 웨인에게는 예쁘고 사랑스러운 딸이 있었다. 제시카 토드 웨인, 그의 입양 소식은 신문 일면을 장식했었기에 모르는 자는 없었으나 브루스 웨인을 빼다박은 외형과 어린 딸을 싸고도는 모습은 사람들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혹시 숨겨둔 친 딸이 아닐까하는. 물론 그 소문을 들은 제시카는 코웃음을 쳤다. 그들이 찬양하는 검은 머리와 푸른 눈동자는 제시카의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었으니까. 제시카와 브루스를 조금이라도 관심있게 살펴본 자라면 그와 제시카가 가진 특징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시카가 길게 길러 물결치듯 아래로 뻗은 머리는 짧을 적만해도 심한 곱슬이었고, 푸른 눈동자는 브루스것과 달리 새파랗지 않았다. 브루스가 제시카를..